1만원에 치매 조기발견 가능할까…세계 첫 예측 물질 개발

입력 2024-02-06 18:53   수정 2024-02-06 20:25

김종승 고려대 화학과 교수(차세대분자테라노시스연구단 단장),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드코호트연구단 단장), 김영수 연세대 약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치매 유발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oligomer)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치매 동물모델뿐 아니라 사람의 뇌조직과 체액검사를 통해 인체 적용 가능성을 입증해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 예측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노인성 뇌질환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로 발병하며 기억력과 인지력 저하 증세를 보이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치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베타아밀로이드로 불리는 독성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신경염증을 유발해 뇌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쌓여있는 것을 조기에 발견해 이를 제거하는 항체치료제를 투약하는 방안이 근본적 치료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증상이 없거나 뚜렷하지 않는 질병 초기단계에 뇌 속에 침착되고 있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측정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양전자단층촬영(PET)검사가 유일한 측정 방법인데, PET검사는 수십억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만 가능한 검사라 일반 병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 검사비용도 최소 100만원 이상 소요된다. 또한 검사를 위해선 반감기가 짧은 방사능 추적물질을 혈관에 주사해야 하기에 사전 예약이 필수적이다.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는 60대 이상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신속검사가 가능한 저가의 범용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상태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뇌 속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와 직접 결합해 형광빛을 발하는 물질을 이용해 범용적인 치매 예측진단기술을 개발하는데 연구력을 집중해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성과를 통해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직접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척수액에서도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형광물질을 설계한 김종승 고려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적은 비용으로 대량합성이 가능하여 1만원 이하의 치매 발병 조기예측검사가 실현될 날이 멀지 않았다”며 “국민건강검진에 적용 가능한 범용적 기술을 개발을 위해 남아 있는 마지막 장벽은 혈액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안정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혈액진단검사 전문기관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지역사회 치매고위험군 코호트(동일집단)를 구축해온 이건호 조선대 교수는 ”대규모 신속검사가 가능한 범용성 높은 치매예측기술의 실용화를 위해선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발병 예측 정확도를 입증해야만 한다“라며 ”지난 10년간 60세 이상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정밀의료검사를 통해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해 장기 추적관리와 동시에 혈액검체를 확보해왔기에 가드코호트의 검체를 활용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신속하게 치매 발병 예측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어 수년 이내에 국민건강검진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리더연구지원자지원사업, 한국뇌연구원 서남권협력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국제 저명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Impact Factor 17.7)' 최신호에 게재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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